2009. 10. 31. 00:14 잡담/건축

사랑의 교회

 

강남역 6번 출구를 나와 골목을 따라 걸어가면 종탑이 높이 서 있는 교회 하나를 볼 수 있다.

실제로 종탑을 본 적이 없었던지라, 신기하고 막연하게 이국적인 느낌을 받게 되었다.

건물 맞은편에 서서 우리는 한 번 교회의 외부를 훑어보았다.

그 종탑만을 뺀다면 맞은편에서 본 교회의 모습은 내가 보아 온 다른 교회들과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았다.

처음엔 별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외관에 조금은 실망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꽤나 큰 아치형의 정문은 여느 교회들이 그렇듯 활짝 열려 있었고 우리는 쭈뼛거리면서도 그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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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치형의 문을 지나 교회 안으로 들어가니 교회 건물이 감싸고 있던 중정으로 들어설 수 있게 되었다.

건축물 자신이 울타리의 역할이라도 하는 듯 마당을 두고 빙 둘러 서있는 모습에서 신이 보호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외관은 벽돌과 유리로 되어 있었는데 마당 안쪽으로 향한 곳에 창을 많이 두어 개방적인 느낌을 많이 주었다.

또한 햇살을 많이 받아 밝은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주변의 많은 곳에서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건물들이 고층 건물들이라 교회가 빛을 발하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느낌이 들어버렸던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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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왔으니 가장 중요한 곳은 교회의 본당이 아닐까.

본당으로 향하는 건물 입구에 들어섰으면서도 쉽사리 본당의 입구를 찾지 못한 이유는 지하에 있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왼쪽에 지하로 향하는 출입구와 계단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본당으로 향하는 곳이었다.

한 층 정도를 내려오니 본당의 2층이 되는 부분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 2층의 모습이 나를 감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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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교회에서나 볼 수 있는 2층의 예배의자들이 경사진 지면을 따라 가지런히 놓인 뒤편에 따로 내려가는 길을 만들고 예배시간엔 앉아도 단상이 보이지 않아 예배를 드리기 힘들 것 같은 장소에 스탠드처럼 단 차를 두고 쿠션을 붙여 앉을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그 한쪽 편 위에는 천창이 나 있어 햇살이 곧게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길을 달리 해 본당의 1층에 해당하는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연결되어 있었다.



 

 

 

본당 1층에는 의자들이 향하는 정중앙 부분에 단상이 있었고, 그 오른편으로는 교회 규모만큼 꽤 많은 자리수를 가진 성가대석이 있었다.

그 앞으로 예배석이 주욱 늘어서 있었다.

이 건물 내부의 벽면은 거의 벽돌로 이루어져 있는데 거친 느낌의 벽돌이 이 건물의 아름다움을 더 살려주고 있지 않은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지하라면 조금은 어둡고 침침한 느낌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예상외로 밝고 사람을 머물게 만드는 아름다운 공간이 있었다.


-이 역시 오래 전 과제로 쓴 글이었다.

그냥.. 고갈되니까, 뭐라도 생각이 나기 전에 이런 거라도 좀 올려볼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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