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열광하는 만화가 중 한사람-이토준지.
그 중 단편 모음집 10권으로 된 이 공포박물관은 그의 상상력을 엿볼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림도 내용도 보기 힘든 작품도 있다.
신기하게도 비위가 약해서 공포물은 잘 안볼 것 같지만, 좋아한다는 사실.
그러나 더러운 것과 일명 써는 류 (텍사스 전기톱 학살 같은) 는 못본다.
수작으로 꼽히는 토미에는 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마음에 들면서 소름끼쳤던 작품은 '기나긴 꿈'이었다.
하룻밤의 꿈이 점점 늘어가는 남자의 이야기인데, 점점 늘어가서 1년, 10년, 100년 이상을 하룻밤에 꾸다가 결국 영원히 꿈의 세계로 가버리게 된다. 여기에, 죽음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여자가 나온다. 의사는 그녀에게 그가 풍화되고 남은 결정을 주입해, 기나긴 꿈을 선물하는 것으로 끝난다.
인간이 태초부터 가진 삶-죽음에의 두려움을 극대화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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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웃긴 만화같지만, 실제로 아무 생각없이 웃을 수 있지만, 아무 생각없이 그린 만화는 아니라는 걸 느낀다.
인생사 뭐 있어? 결국 돌고 도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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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16. 23:23 책/만화

온-유시진(20071005)

워낙 오후에 연재할 때부터 꽤나 맘에 들어했던 작품이라 오후가 폐간되었을 때, 다른 작품 역시 굉장히 아쉬웠지만 특히 아쉬운 작품 중에 하나였다.

(그래도 일반 소설책보다 더 질좋은 양장본 하드커버는 역시 좀 오버라고 생각되고 마음에 썩 들지는 않는다. 시공사.. 돈이 벌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지만.. 오후같은 잡지가 다시 나온다면 용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몇 년이나 지났으니 뒷편은 반쯤, 아니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도 실감할 수 없었다.

서점에서 단행본을 보고서야 가슴이 벅차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린빌에서 만나요는 비교적 밝고 햇살같은 느낌이었던 것에 반해, 온은 겨울같은, 차갑고 건조한 느낌이 들게 했다.

그렇지만 삭막하다거나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난 이 정도의 건조함을 좋아한다.

열성적이지 않고, 들끓어오르지 않는, 차분한 작품.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느낌이라고 할까.

소통과 단절, 알아버린 것에 대한 절망감, 선의 의지가 선한 결과를 낳지 않는다는 것과 그런 것들에 의한 비참한 결과가 불행한 결말도 아니라는 것.

인생이란, 그런 것들로 말할 수 없을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것.

조금, 힘을 빼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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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연결된, 과거가 미래의 연장이 되기도 하고, 미래가 과거를 바꾸기도 하는 묘한 이야기.

가장 중요한, 밝혀져야 할 것 같았던 남매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그런 면이 더 깔끔하다고 생각되었다.

알 수 없는 남매에 휘둘리며 자신이 잃어버린 무언가를 배워가는 주인공.

소소하고 꽤나 일상적인, 베이지톤 삼색체크때의 유시진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참 좋았다.

아주 내 취향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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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16. 23:21 책/만화

피터 판다-나예리

4권 완결로 이번에 끝이 났다.

조금은 짧은 듯, 아쉽게 끝나버렸다.

환상과 현실의 중간 어디쯤, 우리는 진정 누군가의 환상이 아니라고 잘라 말 할 수 있을까.

아니, 내 주위의 누군가는 환상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현실은 꽤나 잔인하지만, 또 받아들일 수 있을 때엔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을 알아가며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잊어버린, 우리를 잊어버린 피터가 없을 거라고 누가 단언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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