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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16 멋진 징조들-테리 프레쳇, 닐 게이먼(20060711)

나는 교회에 다닌다.

크리스천이냐고 하면 대답하지 못하겠다.

그 이유는 '진짜' 크리스천들에게 미안해서일까.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은 한 번쯤 천국의 지루함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았을까.

난 많이 고민했었다.

천국이 내게도 '천국' 일 것인가, 라는.

이야기는 아마겟돈의 지령을 받고, 이를 저지하려는 지상의 악마 크롤리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지상의 천사 아지라파엘을 설득해 자신의 계획에 동참하게 만든다.

그들에겐 아마겟돈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있었으니까.

인간이 모르는 이야기를 위해 애쓰는 천사와 악마, 그리고 마지막을 예고하는 징조들.

곳곳에서 벌어지는 어이없는 사태들이 하나를 위해 한 곳으로 달려가지만, 세상을 뒤엎을 존재는 지구의 멸망을 바라지 않는다.

사태는 종료되고 모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시종 깔깔대며 읽을만큼 뒤집어지게 웃긴 소설은 아니다.

하지만 손바닥을 탁 치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지금 어딘가 악마 크롤리와 천사 아지라파엘이 언젠가의 아마겟돈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막상 그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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