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의 연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소설이다.

백야행이 좀 더 공생의 관계랄까, 완벽한 느낌이 드는데 비해, 이 작품은 좀 불안하다.

남자 주인공의 시점에서 풀어낸 이 작품은 남자 주인공이 굉장히 이용당해 먹다 결국 자신도 모르게 여자를 위해 희생되어 버린, 여자에 의해 질질 끌려가는 대등하지 못한 관계를 보여준다.

백야행의 남녀 주인공은 상호보완이 가능할만큼의 능력이 있었다.

물론 환야의 남자 주인공도 특별한 재주가 있지만, 그가 결국은 이용당했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은, 그가 그녀와 나란히 설 수 있을만큼은 되지 못할 정도의 능력만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뭐, 좀 더 상식적이고 평범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꽤나 비슷할 수 밖에 없을 백야행과 환야가 사실은 닮지 않은 모습으로 조금은 다른 것을 얘기하고 있다.

어쨌거나 이, 두 작품의 여주인공들(동일인물이든 아니든)이 매력적인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나는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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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 치바가 일을 할 때면 항상 비가 온다.

사신의 일은 죽을 사람을 조사해, '가'인지 '보류'인지 보고하는 것.

병사, 자살, 자연사 이외의 죽음을 관장한다.

조사기간은 일주일.

성실한 사신 치바가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일을 수행하며 벌어지는 일들.

'사신'은 진짜로 우리 주변에 있는지도 모른다.

샐러리맨 같은 사신 치바.

누군가 갑자기 내 주위에 나타난다면 의심할지도 모른다.

사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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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lkönig
Wer reitet so spät durch Nacht und Wind?
Es ist der Vater mit seinem Kind;
Er hat den Knaben wohl in dem Arm,
Er faßt ihn sicher, er hält ihn warm.

 

Mein Sohn, was birgst du so bang dein Gesicht?

Siehst, Vater, du den Erlkönig nicht?
Den Erlenkönig mit Kron und Schweif?
Mein Sohn, es ist ein Nebelstreif.

 

Du liebes Kind, komm, geh mit mir!
Gar schöne Spiele spiel ich mit dir;

[Manch bunte Blumen sind an dem Strand]3,
Meine Mutter hat manch gülden Gewand.

 

Mein Vater, mein Vater, und hörest du nicht,
Was Erlenkönig mir leise verspricht?

Sei ruhig, bleibe ruhig, mein Kind:
In dürren Blättern säuselt der Wind.

 

Willst, feiner Knabe, du mit mir gehn?
Meine Töchter sollen dich warten schön;
Meine Töchter führen den nächtlichen Reihn
Und wiegen und tanzen und singen dich ein.

 

Mein Vater, mein Vater, und siehst du nicht dort
Erlkönigs Töchter am düstern Ort?

Mein Sohn, mein Sohn, ich seh es genau:
Es scheinen die alten Weiden so grau.

 

Ich liebe dich, mich reizt deine schöne Gestalt;
Und bist du nicht willig, so brauch ich Gewalt.

Mein Vater, mein Vater, jetzt faßt er mich an!
Erlkönig hat mir ein Leids getan!

 

Dem Vater grauset's, er reitet geschwind,
Er hält in Armen das ächzende Kind,
Er reicht den Hof mit Müh' und Not:
In seinen Armen das Kind war tot.

 

이렇게 늦게 어둠 속의 바람을 가르며 말을 달리는 자는 누구일까?
그것은 아이를 따뜻하게 품에 안고 말을 타고 달리는 아버지이다.


아가, 너는 무엇이 그리 무서워서 얼굴을 가리느냐?
아버지, 아버지는 마왕이 보이지 않습니까?

관을 쓰고 긴 옷을 늘어뜨린 마왕이...

귀여운 아가, 이리 오너라. 재미있는 놀이를 하자.
저 곳에 아름다운 꽃이 많이 피어 있고 또 너의 어머니는 많은 금으로 된 옷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 아버지는 들리지 않습니까?
마왕이 귀여운 소리로 속삭이고 있는 것이...


가만히 있거라 아가. 걱정하지 말아라.
마른 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이다.


귀여운 아가. 나와 같이 가자.
소녀들이 너를 즐겁게 해 주리라. 밤에 춤추는 데 가서 즐겁게 해 줄테니...


아버지, 아버지, 저 어두운 곳에 마왕의 소녀들이 보이지 않습니까?
아가. 아가. 아무 것도 아니란다.
그것은 잿빛의 오래 된 버드나무란다.


나는 네가 제일 좋다. 자, 오라. 내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억지로 끌고 가겠다.


아버지, 아버지, 지금 마왕이 나를 잡아요.
마왕이 나를 심하게 해요.


아버지는 무서워서 급히 말을 달린다.
팔에는 떨면서 신음하는 아이를 안고서...
지쳐 집에 도착했을 땐 사랑하는 아들은 품에서 이미 죽어 있었다.

 

-슈베르트 '마왕'

 

아들은 아버지에게 마왕의 존재를 알리고 두려움을 전했지만 아버지는 알아채지 못하고 아들을 잃는다.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흐름에 대한 인식이 형 안도를 죽게하고, 그 죽음이 동생 준야를 각성시킨다.

초능력이라고 하지만 대단하다고 하기엔 변변찮은 능력으로 세상에 저항하는 그들은 우리를 닮아있다.

그 능력이라는 것이 자신에게만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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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녀 주인공의 심리가 전혀 나오지 않고 소설은 진행된다.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남녀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타이밍 좋은 사건들, 그 사건들을 쫓아 접점에 달했을 때, 모든 것을 석연찮은 거짓으로 덮어버린다.

완벽한 공생과 철저한 희생, 진짜와 아무리 비슷해도 모조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빛에 더 가까운 하얀 어둠을 만드는 삶.

비난할 수 있을까.

'나'를 위해서 '남'을 밟고 올라가는 삶, 우리네의 삶을 좀 더 극적으로 다룬 것 뿐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비열해야 마땅한 주인공들의 삶이 더 빛나 보이는 것은 내가 삐딱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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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소설, 내 취향은 아니다.

재미없게 읽은 건 아니지만, 오히려 읽을 땐 꽤 흥미롭게 읽었다.

하지만 책을 덮게 되는 순간의 뒤끝이 별로 좋지 않다.

배경이 학교라는 게 걸렸는데 역시랄까.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이상으로 좋지 않다.

당분간 온다 리쿠의 소설은 머릿속 구석으로 치워두어야겠다.

당분간 새로운 시도도 삼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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