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열광하는 만화가 중 한사람-이토준지.
그 중 단편 모음집 10권으로 된 이 공포박물관은 그의 상상력을 엿볼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림도 내용도 보기 힘든 작품도 있다.
신기하게도 비위가 약해서 공포물은 잘 안볼 것 같지만, 좋아한다는 사실.
그러나 더러운 것과 일명 써는 류 (텍사스 전기톱 학살 같은) 는 못본다.
수작으로 꼽히는 토미에는 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마음에 들면서 소름끼쳤던 작품은 '기나긴 꿈'이었다.
하룻밤의 꿈이 점점 늘어가는 남자의 이야기인데, 점점 늘어가서 1년, 10년, 100년 이상을 하룻밤에 꾸다가 결국 영원히 꿈의 세계로 가버리게 된다. 여기에, 죽음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여자가 나온다. 의사는 그녀에게 그가 풍화되고 남은 결정을 주입해, 기나긴 꿈을 선물하는 것으로 끝난다.
인간이 태초부터 가진 삶-죽음에의 두려움을 극대화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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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노 게이치로를 맨 처음 접하게 된 작품.

일식이라는 제목이 달이 태양을 가리는 현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인지 일본스러운 것을 생각했다.

뭐.. 예상하고는 전혀 다르게 배경은 유럽, 그것도 중세의 프랑스였다.

약간 이교도적인 내용에 연금술도 나오고, 어려운 단어들만 골라 쓴듯한, 다소 오만한듯한 문체임에도, 꽤 즐겁게 읽어버린 책이다.

작가의 작품에 대한 성실함이 묻어나오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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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웃긴 만화같지만, 실제로 아무 생각없이 웃을 수 있지만, 아무 생각없이 그린 만화는 아니라는 걸 느낀다.
인생사 뭐 있어? 결국 돌고 도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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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본 좀머씨.
그는 왜 끊임없이 걸어야 했는지.
그렇게 삶을 놓아버렸는지..
알 수 없지만, 막연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읽은지 너무 오래되어서 정확한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난 좀머씨가 왠지 슬펐다.
이렇게 쓰면 참.. 이상한 문장이 되어버리는군..
그를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아무것도 아닌듯이 쓰여있어 읽을 땐 쉽게 읽었던 소설인데..
곱씹을수록 쉽지 않은 소설임을 느낀다.
좀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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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16. 23:23 책/만화

온-유시진(20071005)

워낙 오후에 연재할 때부터 꽤나 맘에 들어했던 작품이라 오후가 폐간되었을 때, 다른 작품 역시 굉장히 아쉬웠지만 특히 아쉬운 작품 중에 하나였다.

(그래도 일반 소설책보다 더 질좋은 양장본 하드커버는 역시 좀 오버라고 생각되고 마음에 썩 들지는 않는다. 시공사.. 돈이 벌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지만.. 오후같은 잡지가 다시 나온다면 용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몇 년이나 지났으니 뒷편은 반쯤, 아니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도 실감할 수 없었다.

서점에서 단행본을 보고서야 가슴이 벅차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린빌에서 만나요는 비교적 밝고 햇살같은 느낌이었던 것에 반해, 온은 겨울같은, 차갑고 건조한 느낌이 들게 했다.

그렇지만 삭막하다거나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난 이 정도의 건조함을 좋아한다.

열성적이지 않고, 들끓어오르지 않는, 차분한 작품.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느낌이라고 할까.

소통과 단절, 알아버린 것에 대한 절망감, 선의 의지가 선한 결과를 낳지 않는다는 것과 그런 것들에 의한 비참한 결과가 불행한 결말도 아니라는 것.

인생이란, 그런 것들로 말할 수 없을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것.

조금, 힘을 빼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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